[정리시스템08] 장난감 산더미 속에서 아이가 길을 잃고 있다면
| 사진: Unsplash의Chris Hardy |
소파 앞까지 밀고 들어온 알록달록한 장난감들.
그 틈에서 숨 가쁘게 하루를 보내고 계신 분들, 계시죠?
제가 방문했던 어느 맞벌이 부부의 집도 그랬습니다.
문을 여는 순간, 집이 아니라 거대한 '장난감 창고'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죠.
1. 거실 미끄럼틀 너머로 TV를 보는 풍경
그 집은 베란다 창가부터 책장과 장난감으로 꽉 막혀 있었습니다.
창고 문은 앞에 쌓인 짐들 때문에 열리지조차 않았죠.
가장 놀라운 건 거실이었습니다.
소파와 TV 사이에 커다란 미끄럼틀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거든요.
부모님은 그 미끄럼틀 사이로 간신히 TV를 보고 계셨습니다.
주방 한가운데는 식탁 대신 볼풀장이 자리 잡았고요.
집안의 모든 공간이 아이 물건에 점령당한 상태였습니다.
2. 물건이 많을수록 아이의 흥미는 짧아집니다
“장난감이 왜 이렇게 많나요?”
제가 조심스레 물으니 부모님은 씁쓸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셨어요.
“아이가 금방 질려 해서 자꾸 새로운 걸 사주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아이러니하게도 장난감은 수백 가지인데, 정작 아이는 어디에도 몰입하지 못했습니다.
과도한 시각적 자극은 아이의 뇌를 금방 피로하게 만듭니다.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아무것도 고르지 못하는 ‘결정 장애’가 생기죠.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전집은 아이에게 넘기 힘든 높은 벽일 뿐입니다.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건 수천 권의 책이 아닙니다.
편안하게 앉아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을 빈 바닥과 아늑한 조명이면 충분합니다.
3. 부모의 삶이 지워진 공간
이 집에서 제가 가장 마음 아팠던 건 부모님의 '쉼'이 사라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이를 위해 모든 걸 양보하는 것이 최고의 사랑이라 믿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일지도 모릅니다.
엄마가 깨끗한 식탁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모습,
그 평온한 뒷모습이 아이에게 훨씬 큰 정서적 안정감을 줍니다.
아이 물건으로부터 공간의 주도권을 다시 찾아와야 하는 이유입니다.
4. 아이에게 필요한 건 ‘장난감’이 아니라 ‘공간’
제가 그 집에서 본 건 사랑이 아니라,
미안함을 물건으로 채우려는 ‘불안’이었습니다.
정리는 아이의 행복을 빼앗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물건의 홍수에서 아이를 구출해
진짜 소중한 한 가지에 집중할 환경을 선물하는 일입니다.
장난감 때문에 우리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 자리가 사라지지는 않았는지,
오늘은 미끄럼틀 너머가 아닌 아이의 눈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거실을 그려보셨으면 합니다.
💬 당신께 건네는 질문
혹시 여러분 집 거실도 장난감으로 꽉 차 있나요?
그럴 때 아이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은 어디에 있나요?
댓글로 여러분 집 이야기, 아이와 함께하는 정리 고민을 공유해 주세요.
다음이야기
"그럼 이 많은 장난감, 다 버려야 하나요?"
다음 편에서는 거실을 점령한 장난감들을 아이방으로 돌려보내는 구체적인 실전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여러분의 거실을 되찾아드릴 실전 팁,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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