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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기 전에 버리면 안 되는 것: 물건보다 먼저 마음 확인하기

  사진:  Unsplash 의 Nathan Dumlao

“아무도 손대지 마세요” : 나를 위한 1평이 필요한 이유

사진: UnsplashGinny Rose Stewart

남편에게 계단 밑 1평의 비밀 기지를 선물하고 나서, 우리 집에는 이전에 없던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남편의 짐들이 그곳으로 숨어들자 거실이 넓어졌고, 제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죠.

그런데 어느 날, 창고를 정리하는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그럼 나는 어디서 숨 쉬고 있지?”

가족의 취미를 위해 공간을 내어주고, 집안의 흐름을 맞추느라 부지런히 움직이다 보니 정작 **‘아무도 침범하지 않는 나만의 자리’**는 집 안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아차렸습니다.


1. ‘누구의 엄마’이기 전에, 한 사람의 자리가 필요합니다

저는 아이가 없지만, 정리 일을 하며 수많은 가정의 문을 열어봅니다.

그때마다 제 마음을 가장 무겁게 누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집 안 어디에도 엄마의 흔적이 없는 풍경입니다.

거실은 아이의 장난감으로, 안방은 남편의 물건으로 채워져 있지만 정작 살림을 책임지는 사람의 자리는 식탁 한쪽, 주방 조리대 구석 같은 **‘임시 대기석’**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잠깐 앉았다가도 누군가 부르면 바로 일어나야 하는 자리.

그곳에서는 읽다 만 책도, 적다 만 노트도, 식어버린 차 한 잔도 오래 머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정리가 안 되는 게 아니라,

마음이 머물 수 있는 ‘고정된 좌표’가 없어서 먼저 지치는 것이라는 걸요.


2. 주방 키큰장 한 칸, 나만의 ‘오픈 갤러리’

그래서 저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주방 키큰장 중 가장 손이 잘 닿는 한 칸을 통째로 비워버렸죠.

그리고 그곳을 오직 저만을 위한 공간으로 정했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들, 그림 그리는 취미를 위한 색연필, 그리고 제가 유난히 아끼는 연필깎이 하나까지. 문이 없는 오픈장이라 식탁에 앉아 있으면 그 한 칸이 늘 시야에 들어옵니다.

예전에는 식사 시간이 되면 공부하던 책들을 급히 거실로 옮기며 묘한 자괴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식사가 시작되면 그 칸에 책을 쓱 밀어 넣으면 그만입니다.

정돈된 공간 안에 놓인 내 물건들을 바라볼 때마다,

“아, 여기는 내 자리구나”라는 안정감이 마음에 내려앉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1평은 크기가 아니라 ‘권한’의 문제라는 걸요.


3. 나의 자리가 생기면, 가족을 대하는 여유가 달라집니다

신기한 변화가 하나 있었습니다.

나를 위한 1평이 생기자, 거실에 놓인 남편의 물건들이 전보다 덜 거슬리기 시작한 겁니다.

이미 내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사람은,

타인의 흐름을 덜 위협으로 느끼게 됩니다.

정리는 희생이 아닙니다.

나와 가족 사이의 건강한 균형을 설계하는 일이며,

나를 잃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오늘의 연습

오늘 집 안을 천천히 둘러보며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이 집 안에, 아무도 나에게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 나만의 영토가 있는가?”

없다면 아주 작은 공간이면 충분합니다.

키큰장 한 칸, 서랍 하나, 테이블 한 귀퉁이라도 괜찮습니다.

그곳에 이렇게 이름 붙여보세요.

“이곳은 나의 1평입니다.”

그 선언 하나만으로도

집은 조금 더,

당신의 편이 되어줄 것입니다.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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