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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기 전에 버리면 안 되는 것: 물건보다 먼저 마음 확인하기

  사진:  Unsplash 의 Nathan Dumlao

[공간과 사람]프롤로그 ― 정리를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

사진: UnsplashNick Fewings

프롤로그 ― 정리를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

정리 일을 하다 보면

문을 여는 데 시간이 걸리는 집들이 있습니다.

벨을 누르고도 한참을 기다리게 되는 순간들 말이에요.

그 시간 동안 저는 짐작합니다.

이 집이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이 안에 있는 사람이

꽤 오랜 시간 혼자 버텨왔을 거라는 걸요.

우리는 흔히

정리가 안 된 집을 보면

게으름이나 성격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공간은

정리가 안 된 것이 아니라

정리할 힘이 잠시 사라진 상태에 가까웠습니다.

방 안에 쌓인 옷들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었고,

주방을 가득 채운 식재료들은

계획성의 부재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그 물건들은 때로

불안을 막아주는 방패였고,

사랑을 증명하려는 방식이었고,

세상으로부터 잠시 숨어도 되는

작은 동굴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어떻게 치웠는지’를 중심에 두지 않으려 합니다.

대신

왜 그 물건들이 그 자리에 머물게 되었는지,

그 시간 동안

사람의 마음이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를

천천히 따라가 보려 합니다.

여기에는

하루 만에 달라진 인생도,

극적인 비포&애프터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쓰레기부터 치우기로 마음먹은 날,

문 앞에 놓인 물건 하나를 옮겨본 순간,

“여기 앉아도 될까요?” 하고

바닥을 살피던 조심스러운 목소리 같은 장면들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정리는

완성하는 일이 아니라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하는 일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이 글들이

아직 정리를 시작하지 못한 누군가에게

“괜찮다”는 말이 되기를,

그리고 언젠가

자기만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도록

작은 여백이 되기를 바랍니다.

— 비누네


당신께 건네는 질문

혹시 지금,

정리를 못해서가 아니라

정리할 힘이 없는 시기를 지나고 계신가요?

말로 다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장면이나 감정 하나만

댓글로 남겨주셔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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