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정리] 베란다 — 창고가 된 공간을 다시 쓰는 방법
| 사진: Unsplash의 Kadarius Seegars |
열기 망설여지는 공간
베란다 문 앞에 서면 잠깐 망설이게 됩니다.
문을 열면 박스들이 겹겹이 쌓여 있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한 번 정리해야 할 것 같지만 막상 시작하려 하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합니다.
그래서 결국 문을 닫고 돌아서게 됩니다.
베란다는 왜 창고가 될까
베란다는 특별한 목적 없이도 물건이 모이기 쉬운 공간입니다.
집 안에 두기 애매한 것, 당장은 쓰지 않는 것, 언젠가 쓸 것 같은 것.
이것들이 하나둘 쌓이면서 아무 기준 없이 모이는 공간이 됩니다.
베란다는 정리를 안 해서가 아니라 역할이 없어서 무너지는 공간입니다.
정리가 되는 베란다의 한 가지 차이
비슷한 베란다인데도 어떤 집은 물건이 정리되어 있고, 어떤 집은 창고처럼
쌓여 있습니다.
그 차이는 단순했습니다.
이 공간에서 다시 꺼낼 장면이 있는가.
정리가 잘 되는 베란다는 보관을 위해 쌓아둔 공간이 아니라 다시 사용하기 위해 잠시 두는 공간이었습니다.
오늘의 기준 — 전체를 보지 말고, 발 앞만 보세요
베란다는 한 번에 다 하려 하면 반드시 멈춥니다.
오늘은 범위를 아주 좁게 잡아보세요.
문을 열고 오른발이 닿는 그 자리. 딱 그만큼만 오늘의 범위입니다.
그 안에 있는 물건 중에서 다시 꺼낼 장면이 떠오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눈으로만 나눠보세요.
계절이 바뀔 때 꺼낼 것, 외출할 때 바로 집을 것, 특정 시기에 쓸 것. 이렇게 다시 쓰는 순간이 분명한 것만 남겨둡니다.
나머지는 지금 결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한쪽으로 모아두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지금 바로 해보는 10분 베란다 정리
딱 10분만, 이렇게 해보세요.
베란다 문을 열고 발 한 발짝만 들어섭니다. 눈앞에 보이는 물건 중
다시 꺼낼 장면이 떠오르는 것을 한쪽으로 둡니다. 나머지는 벽 쪽이나 선반 쪽으로 붙여놓습니다. 바닥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오늘은 끝입니다.
전부 끝내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발 한 발짝 크기의 변화가 오늘의
전부예요.
바닥이 조금 보이면 달라집니다
바닥이 조금이라도 보이기 시작하면 베란다는 더 이상 문을 닫아두는 공간이 아니라 다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이 변화는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집 전체의 숨을 조금 더 트이게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문을 여는 것 자체가 루틴이 됩니다
베란다는 매일 쓰는 공간이 아니에요. 그래서 루틴도 다르게 잡아야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빨래를 널거나 환기할 때 문을 열면서 딱 한 가지만
확인해보세요.
"발 앞에 치울 것이 있나."
있으면 30초 안에 한쪽으로 옮깁니다. 없으면 그냥 문을 닫으면 됩니다.
매주 조금씩 바닥이 넓어지면 한 달 뒤 베란다는 전혀 다른 공간이 되어 있습니다.
한 번에 해결하려 했을 때는 항상 멈췄던 그 공간이 조금씩 열어갈 때 비로소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오늘 한 일은 정리가 아닙니다
오늘 한 일은 물건을 줄인 것이 아닙니다.
멈춰 있던 공간의 흐름을 다시 연결한 것입니다.
베란다는 쌓이는 공간이 아니라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는 공간일 때 비로소 기능하기 시작합니다.
완벽하게 비워낼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바닥이 조금 보였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Q. 지금 베란다에는 다시 꺼낼 장면이 떠오르지 않는
물건이 얼마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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