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정리]취미용품, 실제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사진: Unsplash의 Nathan Dumlao |
이전 글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관련된 것들은 최대한 가까이. 한 번에 꺼낼 수 있게. 다시 넣기 어렵지 않게.
오늘은 그게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이야기해볼게요. 재봉 도구, 커피 용품, 그리고 책 순서로요.
1. 재봉 도구: 미싱 옆에 모든 게 있어야 한다
재봉은 도구가 많습니다. 실, 바늘, 가위, 자, 시침핀, 각종 노루발, 미싱 오일까지. 조금만
방심하면 방 전체로 퍼져요.
지금은 미싱 바로 아래 얕은 서랍장을 배치해서 관련 도구들을 모두 그 안에 모아뒀어요. 자잘한 것들이 한눈에 보이도록 여유 있게 수납하고, 꺼내기도 편하고
다시 돌려놓기도 편하게요.
원단은 종류별로 나눠 책장에 세워서 보관합니다. 접어서 쌓으면 아래
것을 꺼낼 때 다 무너지거든요. 세워두면 한눈에 보이고, 꺼내도
옆이 무너지지 않아요.
자잘하거나 먼지가 날 것들은 지퍼백에 동류끼리 넣어 세워 보관해요.
핵심은 미싱 앞에 앉으면 모든 게 손 닿는 곳에 있는
것. 일어나서 찾으러 가는 순간, 흐름이 끊기거든요.
2. 커피 용품: 계절이 바뀌면 공간도 바뀐다
커피 용품은 종류가 꽤 돼요. 커피머신, 드립용품, 모카포트, 핀커피
세트까지.
전부 꺼내두면 복잡하고, 전부 넣어두면 꺼내기 번거로워요. 그래서 지금 쓰는 것만 골든존에 둡니다.
한 자리에 선 채로 모든 집기를 꺼낼 수 있도록, 손이 자연스럽게
닿는 위치에 지금 계절의 커피 도구들을 모아뒀어요.
겨울엔 드립 세트가 그 자리에 있어요. 따뜻하고 은은하게 향이 퍼지는
드립커피가 좋거든요.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드립 세트는 보관 공간으로 들어가고, 그 자리에 커피머신이 나와요. 에스프레소를 내려서 아이스로 마시는
계절이 시작되거든요.
보관 공간과 사용 공간을 나누고, 계절에 따라 로테이션. 이게 커피 용품 정리의 전부예요.
공간이 계절을 따라 바뀌는 게 저는 좋아요. 서랍을 열 때마다 지금
이 계절이 느껴지거든요.
3. 책: 공간이 소유의 기준이 된다
책은 책장 하나가 기준이에요. 그 공간을 넘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책 정리의 핵심입니다.
관심 분야가 생기면 사모으는 편이라 욕심이 없다고는 못 해요. 주로 도서관에서 빌려보지만, 가끔 헌책방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사기도 해요.
그러면 이전에 소유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손이 가지 않는, 관심이 떠난
책을 정리합니다.
나이를 먹고, 하는 일이 바뀌고, 그러면서
취향도 조금씩 변하더라고요. 한때는 중요했던 책이 어느 순간 낯설어지기도 하고, 오래전에 읽은 책이 지금의 내가 더 필요로 하는 책이 되기도 하고요.
새 책이 들어올 때 관심이 떠난 책이 나가는 이 순환이, 책장이
항상 지금의 나를 반영하게 만들어줘요.
구획 정리는 도서관 분류법과 비슷하게 해요. 철학, 인문학, 문학, 과학
등으로 나누고, 문학은 다시 한국문학과 외국문학으로, 그
안에서 작가별로 분류해요. 원하는 책을 찾을 때 자연스럽게 손이 가거든요.
그리고 좋아하는 책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둡니다. 지나다니며 바라보는 것 만으로 기분이 좋고, 잠깐 여유가 생기면 바로
꺼내보기 좋아서요.
도서관에 가서 냄새만 맡고 있어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에요. 절실한
순간마다 꼭 답을 들고 찾아오는 것 같고요. 왜 좋은지 설명하기 어려운데, 그냥 오래된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
비누네 방식을 정리하면
취미가 늘고, 도구가 늘고, 공간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저는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삼게 됐어요.
1. 지금 쓰는 것만 꺼내놓는다 계절이 바뀌면 커피 도구가 바뀌듯, 지금 손이 가는 것들이
앞에 있어야 해요. 모든 걸 꺼내두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2. 한 자리에서 끝낼 수 있게 모은다 미싱 앞에 앉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어야 하고, 커피를 내릴
때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아도 되어야 해요. 일어나서 찾으러 가는 순간 흐름이 끊겨요.
3. 공간이 나의 기준이 된다 책장이 꽉 차면 관심이 떠난 책을 정리하듯, 공간이 허용하는
만큼만 소유하는 구조가 오히려 편해요. 공간이 기준이 되면 들일 때 더 신중해지거든요.
저도 아직 완벽하지 않아요. 아코디언은 여전히 구석에 있고, 가끔 펼쳐보다 다시 닫아두곤 해요. 그래도 괜찮아요.
정리는 완성이 아니라, 계속하기 위한 과정이니까요.
Q. 지금 당신의 취미 공간은 어떤가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때,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상태인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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